[글밭 산책] --------- 내게, 또 당부했다 권 영 호 ‘코로나19’가 자유롭고 행복했던 일상을 꽁꽁 묶어놓았다. 한참 동안은 쉽게 풀어 주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다행이다, 하루하루 쌓여가는 두려움에 떨고있는 우리를 위로해 주려고 봄이 성큼 다가와 있으니 말이다. 예년보다 보름이나 앞당겨 찾아와 준 봄이 고맙다. 그 바람에 예년 같으면 삼월 말경에나 사람들을 불러 모았던 내고향, 산수유 꽃 군락지를 일찌감치 찾아 나설 수 있었다. 그곳 숲실마을은 해마다 산수유꽃 축...
[글밭 산책] --------------- 산당화가 피었습니다 김 경 숙 산당화가 피었습니다 입술을 꼬옥 다문 발그레한 꽃봉오리 어느덧 활짝 열었습니다 처녀 적 몰래 받은 연애편지처럼 가슴 뛰게 합니다 세월의 능선에는 아직 바람이 차지만 산당화 꽃잎, 물오른 이 봄밤 여인으로 활짝 피었습니다 ---------------------------------------------------------------- 작가의 말 어김없이 봄은 왔습니다. 아름다운 봄날, 산당화 ...
[글밭 산책]---------- 나무의 복명(復命) 이 일 배 오늘도 산을 오른다. 날마다 오르는 산이지만 오를 때마다 달라 보인다. 봄이 무르녹고 있는 이즈음은 한 시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 것도 같다. 오는 봄을 알리던 꽃들이며 온 봄을 화사하게 수놓던 꽃들이 이울면서, 새잎들이 새뜻하게 돋아나고 있다. 아직도 지난해의 낙엽은 그대로 쌓였는데, 새잎들은 나날이 푸름을 더해가고 있다. 잎들이 푸르러지고 있지만, 자세히 보면 한결같은 빛이 아니다. 나무마다 그 빛깔이 조금씩 다 다르다. 연초록도 있고, 진초록도...
뇌를 최상의 상태로 작동하게 하는 스위치 이상현 교수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적당한 스트레스나 긴장은 삶을 더욱 단단하게 해주는 요소가 되기도 하지만 과도한 스트레스와 긴장은 뇌 건강을 해치는 요인이 된다. 특히 노인 스트레스는 우울증과 치매를 유발할 수 있어 생활 속 뇌 건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여러 상황에서 머릿속이 멈춘 듯한 느낌을 경험하곤 한다. 뇌가 멈추어 얼어붙은 현상은 주로 극도로 긴장을 할 때 생긴다. 자율신경 중 긴장 신경이라 불리는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아드레날린이 분비...
기고-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로 소중한 재산 지키세요! 전우현 의성소방서장 며칠 전까지만 해도 꽃샘추위가 찾아와 몸을 움츠리게 하더니 이내 따뜻한 날씨가 찾아왔다. 가족과 함께, 친구와 함께 어디든 떠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는 만물이 소생하는 역동의 계절, 봄이다. 이 계절에도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바로 안전이다. 특히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가정에서는 잠을 자는 시간이 대부분이기 떄문에 화재를 인식하지 못할 가능성이 많고, 인식을 하더라도 시간이 많이 경과되어 대피 시간을 놓칠 가능성이 높다. ...
[글밭 산책] ------ 아버지의 땅 이 용 섭 봄비가 몇 차례 오시더니 얼음 풀린 대지가 어머니 젖가슴처럼 부드럽다 세상이 온통 넉넉하고 푸근하다 내 아버지 살아계실 때 입버릇처럼 하시던 말씀 생각난다 돈 생기면 땅에 묻어라 땅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예, 예하며 건성으로 대답하는 내게 내 말 뒷등으로 흘려듣지 마라. 땅에 묻은 돈은 썩지 않는다 땅이 있어야 떵떵거리며 산다 하시다가 허 허 참, 내 정신 좀 봐라 가난한 선생이 무슨 돈이 있어 땅에 묻겠노 하시던 아버지 양지...
[글밭 산책] ---------------- 빙 점 서 강 홍 몇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다니는 K병원이 새 건물을 지어 자리를 옮겼다. 시내를 조금 벗어난 외곽지의 낮으막한 언덕에 근사한 모습으로 새 단장을 하였다. 이웃에 있던 병원이 옮겨가게 되어 나로선 다소의 불편함도 따랐지만 새로운 환경에 접해보는 신선함과 새로운 친근감도 가져볼 수 있었다. 처방전을 받아들고 병원 문을 나서면 두 개의 약국이 나타난다. 한 건물 안에 자리한 같은 크기 같은 모양의 두 약국이 간판만 달리하고 고객...
[글밭 산책] -------------- 바다 조평진 수평선 위 갈매기들 너울너울 춤추는데 파도 따라 일렁이는 아련한 옛 그림자 외로이 두고 가려니 가슴이 아려온다 그리움에 발 담그니 하얀 미소 보고파라 이름 모를 물떼새는 예같이 정겨운데 서편에 지고 있는 달 나같이 서러울까 해무에 잠겨 우는 살아있는 갯벌아 언제나 멈춰 쉴까 밀려드는 그리움이 잔잔한 수면 위에서 아쉬움만 외롭구나. ------------------------------------------------...
마음 지키기 장정미 한국건강관리협회 울산광역시지부 진료과장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 위약 효과)’는 효과 없는 가짜 약 혹은 꾸며낸 치료법을 환자에게 제안했는데, 환자의 긍정적인 믿음으로 인해 병세가 호전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처럼 마음 관리가 우리의 몸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다. 병이 나을 수 있다는 믿음 하나 1950년 영국, 15세 한 소년이 하루하루를 고통 속에 살고 있었다. 소년은 태어났을 때부터 피부가 두꺼운 검은 유두상 병변으로 덮이는 ‘선천성 어린...
[글밭 산책]-------- 간수 박 월 수 굵은 소금을 샀다. 포대를 열자 서해의 태양과 바람 냄새가 났다. 향기로웠다. 포대를 다시 묶으면서 보니 겉면에 소금기가 배어 나와 눅진하면서 짭짤한 기운이 손바닥에 그대로 전해졌다. 창고 바닥에 플라스틱 상자를 깔고 그 위에 묵직한 소금포대를 올려 두었다. 물기가 다 빠지려면 오래 걸릴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날부터 포대 솔기에선 쉼 없이 소금물이 흘러내렸다. 저의 태생이 바다인 걸 잊지 않으려는 듯 똑똑 소리 내며 뱉어냈다. 포대마다 적당한 그릇을 받쳐두...
시니어 수면 장애의 원인과 예방법 노성원 한양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나이가 들면서 잠이 없어지는 것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긴다. 하지만 시니어들의 수면은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에 수면 문제의 원인과 예방법을 잘 알아야 한다. 수면은 신체와 정신에 대한 회복 기능을 가지고 있어 불면증이 생기면 삶의 질이 떨어지고 피로, 집중력 장애, 기분 문제, 실수와 사고의 위험성이 커진다. 나이가 들면 깊은 잠을 자는 시간이 줄어들고 자다가 중간에 깨는 일이 많아져 결국 낮잠이 늘어나는 결과로 나타나기도 한다...
[글밭 산책] ------ [시] 모감주나무에 스며들다 김 교 희 화원동산 모감주나무에 벌 나비들의 수다가 이어지고 강바람에 꽃잎이 우수수 나부낄 때 초록 세상에 끝없이 내리는 황금비 하늘을 향해 곧추선 긴 꽃대에 촘촘히 피어난 귓불 붉힌 꽃잎들 짙푸른 녹음에도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하게 피어오르는 모습 생애 기쁜 순간이다 저 꽃빛 속으로 숨어들면 잠들지 않는 내 푸른 꿈도 곱게 피어나리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