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밭 산책]------------ 나무는 바보다 이 일 배 오랫동안 강대나무로 서 있던 큰 나무 하나가 쓰러져 누웠다. 언제 강대나무가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십여 년 전 내가 이 나무를 만날 때부터 강대나무였다. 이리 큰 나무로 살아오자면 내가 살아온 햇수보다 더 많은 나이테를 둘렀을 것이다. 강대나무가 되기 전에는 여느 나무들처럼 왕성한 가지에 푸른 잎이며 꽃도 피우고 열매도 맺고 했을 것이다. 새들이 날아오면 안아주기도 하고, 짐승이 몸을 기대면 품어주기도 했을 것이며 ...
변비는 노화의 신호일까? 병의 신호일까? 조용석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변비는 많은 사람들이 겪는 매우 흔한 증상이다. 하지만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계 질환이나 대장암, 직장암 때문에 장이 협착돼 변비가 생기는 경우도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변비란 무엇일까? 의사들은 1주일에 2회 이하의 배변, 딱딱한 변, 불완전한 배출감, 항문 폐쇄감, 과도한 힘주기, 그리고 배변을 위한 관장 또는 파내기 등의 처치가 필요한 경우를 포함한 6가지 증상 중 2가지 이상의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 변...
[글밭 산책] 시 ----------------------------------------------------- 그리운 사람 이 용 섭 사람냄새가 나는 사람이 그립다 흙냄새 두엄냄새가 나는 풋풋한 이웃이 그립다 둘러보면 사람은 많은데 사람냄새가 나는 사람이 없다 풀은 풀대로 나무는 나무대로 제 이름의 냄새가 있는데 사람은 제 이름의 냄새가 없다 그 얼굴과 이름에 걸맞는 향기가 없다 어디 가서 그 얼굴과 냄새 찾을 수 있을까 고구려 고분 어느 후미진 어둠 속에 고개 숙인 그 이름 찾을 수 있...
[글밭 산책] ------------- 여백의 향기 서 강 홍 어느 날 친지들의 모임에서였다. 오랜만에 자리를 함께한 모 친구가 재미나는 이야기 하나 들려줄까 하더니 이야기보따리를 슬슬 풀기 시작하였다. 꽤나 웃기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별로 흥이 일지 않고 좌중에 좀처럼 웃음꽃이 피어나지 않았다. 친구는 폭소가 쏟아지게 하려는 듯 잔뜩 신경을 쓰고 본인도 슬슬 웃어가면서 분위기를 자아냈지만 듣는 이들의 반응은 의외로 담담하였다. 그때 내 머리에 퍼뜩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차라리 ‘재미나는 이야기’라는 말을 미...
[글밭 산책] --------- 그런 사람 구 은 주 유월 강변에 이는 바람 바람 속 금계국 강물로 일렁인다 바람에 몸 맡긴 채 꽃에 취한 물소리 그 물에 말없이 손 한 번 적신 사람 숨결 잊지 못한다 물소리 앞에 서면 열두 폭 병풍 마주한 듯 당신의 풍경 절로 펼쳐지는 거친 바람, 뽀얀 알감자 품속에서 보듬던 사람 잡은 손에서 온기가 웃음처럼 번지던 사람 한 번도 먼저 돌아서 가지 않은 그 사람 고양이 같은 수줍음을 간직한 사람 금계국처럼 낮은 곳에서 바람 속에 일렁이는 그 사람 생...
[글밭 산책] -------------------- 그대로 멈춰라 박 월 수 낮은 체위로 포복한다. 몸놀림이 번개다. 다리가 많아 쉰발이란 이름을 가진 그리마는 돈벌레로도 불린다. 따뜻한 걸 좋아해서 옛날 부잣집에 많이 살았던 때문이란다. 이름만으론 호감이 가는 놈이지만 생긴 모양새가 징그러워 집안에서 동거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 이 녀석이 출몰하는 곳엔 더 징그러운 바퀴벌레가 얼씬도 못한다지만 그것만으론 설득력이 약하다. 습기를 머금고 있다는 황토집의 특성 탓인지, 아니면 난방이 잘 ...
[글밭 산책] - [시조] 황혼도 꿈을 꾼다 조 평 진 지나온 구비 구비 아픔도 곱게 빚어 아직도 남은 가을 비단길 펼치는데 석양도 꽃단장하려 옷매무새 여민다 낮에는 햇살 품고 밤에는 달빛 내려 꿈같이 지나온 길 노을로 물들이며 가꿔온 염원들 모아 풍악산을 그린다. -------------------------------------------------------------- 작가의 말 매순간 열심히 살아 온 희로애락의 걸음걸음이 되돌아보니 모두가 ...
[글밭산책] 그리움 김 경 숙 장날, 이곳저곳을 살피고 다닙니다 장에서 보는 풍경은 활기 있고 정이 넘칩니다 어찌 이리도 많은 것들이 닮았는지요,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도 푸성귀 몇 단 놓고 앉으신 구부정한 허리도 힘줄 불거진 엉크런 손가락도 모두 당신 모습입니다 한쪽에 우두커니 서서 바라봅니다 그러다 큰소리로 어머님! 하고 불러봅니다 고개를 돌려다보는 세상 모두가 저의 어머님이었습니다 어머님이 그리울 땐 장날 장을 보러 장에 갑니다 [작가의 말] 함께했던 시간들은 다시 ...
[건강칼럼] 취미 활동이 노인을 더 건강하게 만들고 치매를 예방한다 최호진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신경과 교수 평균 수명이 갈수록 길어지면서 ‘건강 수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노인의 삶을 건강하고 풍요롭게 하는 ‘취미 활동’이 주목받고 있다. 노인 건강을 위한 중요 요소 ‘취미 활동’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하게 생활하는 시기를 늘려 가는 것이 모두의 바람이 되었다. 그래서 ‘건강 수명’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언급되고, 큰 병을 앓기 전에 이를 예방하는 생활...
[글밭 산책] [수필]---------- 아, 테스 형! 이 일 배 내 의지와는 별 상관도 없으면서 나를 끊임없이 변하게 하는 것이 있다. 시간이다. 오래 살았다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때마다 나를 이토록 오래 살게 한 게 무엇인지 돌아 보인다. 누구는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바람’이라기도 했지만, 입때껏 나를 살려 온 것은 모두가 시간인 것 같다. 앞으로 얼마를 더 살게 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냥 살아오게 한 것만은 아니다. 자라게 하고, 장성하게 하고, 갖은 일들을 ...
침묵의 간을 조심하자 신주영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북지부 진료과장 간은 우리 신체에서 가장 큰 장기로 하는 역할이 많다. ‘침묵의 장기’라고도 불리는 간은 그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건강검진을 통해 간 질환을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에 건강검진의 필수항목인 간 기능 수치와 지방간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간 기능 수치를 높이는 원인 보통 혈액 검사에서 ‘간 수치’라고 부르는 것은 AST·ALT이다. 주로 간세포에서 합성하여 세포 내에 존재하는 효소로 AST·ALT 수치의 상승은 간세포 손상을 의미한...
‘단짠’의 유혹을 이겨 내는 철벽 방어법 한국건강관리협회 경상북도지부 대구북부건강검진센터 황혜민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의 탈출구 ‘단짠’ 음식. 달고 짠 음식의 과도한 섭취가 건강을 위협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 유혹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끝없이 서로를 끌어당기는 ‘단짠’ 달달한 꿀과 고소한 버터로 맛을 낸 짭쪼름한 감자칩, 소금맛 캐러멜 아이스크림, 단맛과 짠맛이 조화로운 반반 치킨 등 우리는 ‘단짠’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 왜 단 음식을 먹고 나면 짠 음식이, 짠 음식을 먹고 나면 단 음식이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