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밭 산책] ------------- 겨울 고운사
김 경 숙
겨울비 내리는 고운사 경내
해 저물어도, 밝다
등운산 나목(裸木) 향해
고불전 석불은 말씀의 불 켜고
연수전 기둥 나이테 둘레를 따라
무수한 잎새들
푸른 숨소리 매단다
가지 끝 아득히 맺힌
윤회의 빗방울들
삶 깊은 곳
자리한 고요의 떨림으로 새롭게
오실 봄 환히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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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거리두기를 하며 살아가야만 하는 이때, 고운사 경내를 거닐다보면
하나로 연결해 주는 마음을 만난다. 세상을 사랑하는 그런 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