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원 호
[글밭 산책] ------------------- 겨울 산
김 원 호
오늘처럼 기온이 급강하해버리면
산은 홀로 바람을 막아야 한다.
높은 곳으로 높은 곳으로 오르던 사람들도
하산해 버리고
무서리 한 번에
무성하던 잎들도 속수무책 무너져 내리고
하늘은 하늘대로 내 알 바 아니라는 듯
턱 없이 높아만 가고
아, 누가 있어 벌거숭이 나무의 벗이 되어 주랴.
여름내 소곤대던 개울도 모른 체하고
그 흔하던 새도 한 마리 날아오지 않는구나.
세상이 다 그런 거라며
구름 한 덩이
무연히
산을 두고 산을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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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새들마저 떠나간 겨울 산의 적막한 모습에서 염랑세태의 요즘 인간 세상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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