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십이수관음도’ 고운사로 돌아오다

기사입력 2022.05.06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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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님 오신날 사부대중에 공개

    ‘사십이수관음도’ 고운사로 돌아오다


    부처님 오신날 사부대중에 공개

     

    고운사 42수 관음333.jpg


      대한불교조계종 16교구 본사 고운사(주지 등운)에서는 불기 2566년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환지본처 한 성보 ‘사십이수관음도’를 사부대중에게 공개했다.

      ‘사십이수관음도’는 1989년 1월 13일 고운사 극락전에서 도난 후 2016년 10월 서울 모처의 사립박물관 수장고에서 발견돼 2017년 9월 20일 최종 회수됐다. 

      그동안 불교중앙박물관이 보존해 왔고 지난 2021년 12월 7일부터 2022년 3월 6일까지 국립중앙박물이 개최한 '조선의 승려장인' 특별전의 전시를 마치고, 3월 20일 33년 만에 고운사로 돌아왔다. 

      고운사에서는 성보의 문화재적 가치를 고려하여 극락전에서 도난되기 전의 모습으로 봉안할 불단을 마련하고 다가오는 부처님 오신 날 점안법회를 통해 대중에게 최초 공개할 예정이다. 

      ‘사십이수관음도’는 1828년에 퇴운당(退雲堂) 신겸(信謙) 화단 39명이 제작한 불화로서 조선 후기 사불산화파(四佛山畫派)의 화풍이 반영된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신겸은 18세기 후반~19세기 전반 경상북도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사불산화파를 대표하는 수화승(首畵僧)이며 조선 시대 일반적인 불화 형식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도상과 구성, 표현 형식을 세운 것으로 명성이 높다. 특히 1820년부터 10여 년 동안 고운사 백련암(白蓮庵)의 조실(祖室)을 역임하며 ‘고운사 산신도’(1820년)와 ‘명부전 시왕도 및 사자도’(1828년), ‘현왕도 초본’(1830년) 등 사찰의 대표 불화를 제작했다. 

      특히 화기도 훼손돼 ‘도광(道光) 8년’의 기록만이 확인되고 있으나, 다행히 초본에 해당하는 불화가 통도사 성보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초본에는 ‘퇴운당 신겸이 도광 팔년 무자 오월에 경상좌도 의성 고운사 대법당의 사십이수관음보살도를 출초하였다(道光八年戊子午月日慶尙左道義城孤雲寺大法堂四十二手觀音菩薩幀出草退雲堂信謙)’는 묵서가 있어 그 제작 시기와 봉안처를 확인할 수 있다. 

      불화는 여래상 2구를 품고 있는 42개 대수인(大手印)을 한 천수관음보살이 연화대좌에 앉아 있는 모습을 표현했다. 

      천수관음보살은 중생의 병과 악업을 멸하고 안락과 수명을 주는 대자대비의 상징으로 널리 신앙의 대상이 된 보살이다. 통상 42개의 손으로 표현되며 손마다 눈이 함께 나타나는데 이는 수많은 중생을 살피고 구제하기 위함이다.   불화 속의 보살은 갸름한 얼굴에 화려한 보관을 쓰고 있으며 가느다란 팔과 손가락이 섬세하다. 가슴 앞의 8개의 손은 선정인, 설법인, 합장인 등을 하고 왼팔은 길게 늘여 정병을 잡고 있다. 나머지 손은 17개씩 좌우대칭의 원형으로 배열하여 각각 지물을 들고 있다. 천수관음의 형상과 지물은 ‘천수경’ 등의 의례에 맞추어 있으나 여래상 2구의 위치, 선정인 등의 수인, 정병의 크기 등에서 조선 후기의 일반적인 ‘천수관음도’와는 다른 요소가 드러난다. 

      고운사의 성보 불화들은 지난 1989년 1월부터 1997년 9월 사이에 이번에 환수된 ‘사십이수관음도’를 비롯하여 ‘아미타불회도’ 2점, ‘지장보살도’ 1점, ‘신중도’ 2점 등 불화 6점이 도난돼 나머지 불화 5점은 아직까지도 행방이 묘연한 상황이다. 또한 임인년을 맞아 호랑이 벽화도 다시 제자리인 우화루 서쪽 측면 벽에 다시 봉안해 모든 이들이 볼 수 있게 됐다.

      이날 고운사에서는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내빈과 사부대중이 함께하는 봉축법요식을 거행하고 문화재 유공자 시상식과 오후 2시 봉축 산사음악회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및 평화 발원 종이학 접기 체험 부스 운영, 고운 최치원 영정 기획전시 등 다채로운 행사가 함께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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