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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밭 산책] ------------------- 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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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밭 산책] ------------------- 5분

조 향 순

[글밭 산책] ------------------- 5분

   

조 향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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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동 씨는 ‘5분’으로 사람들을 웃긴다. 모두가 의논하여 드디어 약속 시간을 8시로 결정을 하면 느닷없이 그는 ‘아니 아니, 8시 5분’이라고 한다. 그야말로 썰렁한 개그이지만 사람들은 웃지 않을 수 없다. 같이 식사를 하러갈 때도 12시 30분에 출발을 하자고 하면 느닷없이 영동씨는 12시 35분에 출발하자고 해서 사람들은 또 김빠진 웃음을 쏟는다. 영동씨의 ‘5분’은 그야말로 아재 개그의 표본이다.

  나는 얼마 전 오전 8시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야 하는 일이 생겼다. 6시 반쯤에는 일어나야 허겁지겁하지 않는데 전날밤에 늦게 잔 나는 7시가 훨씬 넘어 눈을 뜨고 말았다. 세수하고 가방 챙기고 고양이 밥 주고 얼마나 바쁜지 서두르다 보니 손에 쥔 물건들이 뚝뚝 떨어지고 미끄러지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 때 문득 영동씨의 ‘5분’을 생각했다. 내가 5분만 더 일찍 일어났거나 차 시간이 5분만 더 늦게라면 이런 소동을 벌이지 않아도 될 것만 같았다. '5분'이 그렇게 아쉬울 수가 없었다.

  그러고 보니 5분이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베를린올림픽에서 우사인 볼트는 9.58초로 100미터를 달려버렸다. 1분이 안 되는 사이에 100미터나 떨어진 다른 곳에 서 있었다. 아이들이 체력장에서 1600미터인 오래달리기를 할 때, 200미터 운동장을 8바퀴나 도는 데도 10분이 안 걸린다. 잘 달리는 아이들은 6분, 7분밖에 안 걸리고, 꼴찌로 들어오는 아이도 9분 20초밖에 안 걸린다. '5분'+'5분'인 10분이란 그렇게 긴 시간이었다. 

  요즘 산책을 하면서 나는 가끔씩 영동 씨의 ‘5분’을 떠올리곤 한다. 6시 정각에 대문에서 출발하면 5분 뒤에 나는 건널목 포차 주막 앞에까지 옮겨진다. 거기서 또 5분 뒤에는 내가 강변길에 올려져 있다. 체육공원에 설치된 운동기구들을 이용해서 한참 운동을 한 후 집에 돌아와 대문에 들어서기까지는 1시간밖에 안 걸린다. 5분이 열두 번밖에 지나지 않아 일을 다 끝내고 나는 어느새 집에 다시 와 있는 것이다. 그러니 5분은 엄청 긴 시간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련하고 영리하지 못한 나는 한 개의 문장 때문에 혹은 한 개의 단어 때문에 수십 개의 5분을 버린다. 아니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수백 개의 5분을 멍청하게도 잠 속에 묻어버린다. 어디 그뿐인가, 수많은 5분을 부질없는 만남과 잡담에 줘버리기도 한다. 아무리 백세 시대라고 하더라도 이제는 지나온 날들보다는 남은 날들이 훨씬 짧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 5분, 5분, 5분을 어떻게 쓸 것인가. 영동 씨의 '5분'으로 말미암아 괜스레 마음이 바빠진다. 무엇을 하면 이 5분을 가장 후회없이 쓸 것인가.

  서재를 들러보니 아직 읽지 않은 책들이 더 많고, 읽다만 책들과 아주 오래 전에 읽어서 그 내용이 아득한 책들이 대부분이다. 5분, 5분을 여기다 써야겠다.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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