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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밭 산책] ---------------- 집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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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밭 산책] ---------------- 집밥

조 향 순

[글밭 산책] ---------------- 집밥


조 향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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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는 사람의 옷가게에 놀러갔더니 점심때쯤 되어 '논밥 시켜 먹을까요?'라고 했다. 논밥? 처음 들어본 말이라 그게 뭐냐고 물었더니 '옛날에 논에서 일하다가 논둑에서 먹는 밥 있잖아요'라고 했다. 논둑 여기저기서 모여앉아 빈 그릇에 밥을 담고 여러 가지 나물 반찬을 얹고 고추장을 한 숟갈 푹 떠넣어서 쓱쓱 비벼먹던, 다디단 그 밥을 나도 기억한다.  

  주문한 '논밥'은  콩나물이며 무생채며 오이무침이며 고추장까지 제법 흉내를 내었지만 그 다디단 맛은 느낄 수가 없었다. 논에서 먹지 않는데, 그때 그 사람들이 없는데 어떻게 그 맛이 나겠는가. 그래도 모든 이들의 그리운 추억을 건드려주는 그 발상은 가상하다,  

  그런데 요즘 TV만 틀면 여기저기서 집밥, 집밥 한다.  집밥 선생, 집밥의 여왕, 집밥의 달인……. 집밥 선생은 전도 잘 부치고 카레 요리도 잘하고 수제 피클도 잘 담그고 조물조물 무생채도 참 맛있게 무친다. 인터넷엔 집밥 선생의 요리 레시피가 그득하다.

  그런데 '집밥'이란 말이 아무래도 뜨악하다. ‘집에서 먹는 밥’이란 뜻인가 본데, 그 당연한 것을 구태여 ‘집밥’이라 부르게 된 것은 이제는 집에서 먹는 밥이 특별한 밥이 되었다는 말이 아닌가. '논밥'까지는 들어줄 만한데, ‘집밥’은 추억으로 보낼 수 없다. 

  밥이 있어서 집은 따뜻했다. 배가 고프면 빨리 집에 가자고 했다. 밥은 본래 집에서 먹었고, 집에 가면 밥이 있었다. 따뜻한 아랫목 이불 속에 파묻혀서, 밤새 식지 않는 무쇠솥 안에서 가족을 기다리던 밥, 그것이 집밥이다. 집밥은 집밥의 여왕이나 달인이나 선생 등 꾼이 만드는 밥이 아니다. 

  '집밥'이란 말이 생겨난 것은 이미 밥이 집을 나가버렸다는 말이 된다. 그러니 생뚱맞은 누군가가 감히 집에서 먹던 밥처럼 흉내를 내어 보겠다는 말이다. 시대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인제 와서 밥은 꼭 집에서 먹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말은 아니다. 남자도 여자도 하루 종일 바깥을 떠돌아야 사는데 어떻게 기다리는 밥을 기대할 것인가. 아예 밖에서, 먹는 것에 불과한 밥을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때우고 들어가면 얼마나 편한가. 

  그러나 아무래도 집에는 밥이 있었으면 좋겠다. 아예 밖에서 먹는 ‘집밥’이라는 것이 유행하니 정말로 집에서 먹는 밥이 도리어 손님이 되어버린 듯 허전하다. 하루 중에 한 끼를 먹더라도 밥은 본래 집에서 먹는 것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밥이 나가버리면 집은 너무나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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