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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밭 산책] [수필] 아들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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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밭 산책] [수필] 아들의 개

수필가 박월수

[글밭 산책] [수필] 아들의 개 


수필가 박월수


  아들이 다녀갔다. 아들의 개도 다녀갔다. 잠깐 동안 집안이 벌집이 되었다 . 

  잔정이 많은 아들은 유난히 개를 좋아한다. 우리 부부가 시골살이를 원했을 때 아들은 마당 있는 집에서 개를 키울 수 있다는 것만으로 무조건 찬성했다. 약속대로 작고 귀여운 개 두 마리를 키우게 해 주었다. 하지만 아들은 우리 몰래 시베리안 허스키라는 덩치 큰 녀석을 온라인에서 분양받아 우릴 기겁시켰다. 시간이 흘러 작은 개 하나는 새끼를 낳다 죽었고 허스키는 다른 이에게 보냈다. 남은 개 하나는 자주 집을 나가는 통에 맘 아프지만 목줄을 묶어두었다. 

  아들이 자라서 군대에 갈 무렵 다시 말티즈 하나를 분양받아 왔다 . 우리는 아들의 빈 자리를 채워줄 무언가가 필요했으므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집안에서 키우는 개는 성가신 일이 참 많았다. 수시로 씻기고 털을 깎이고 놀아주어야 했다. 성가신 것보다 위로 받을 일은 더 많았으므로 남편도 잘 참아주었다. 아들이 없는 쓸쓸함은 컸지만 말티즈의 재롱이 있어 견딜 수 있었다 . 

  아들이 전역을 했다. 복학을 한 아들은 또 사고를 쳤다. 기숙사 신청 하는 걸 놓쳤다고 하기에 학교 앞 원룸을 얻어주었더니 덜렁 강아지 하나를 들여놓았다. 보스턴 테리어라는 이 녀석은 우리가 키우는 얌전한 말티즈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덩치는 날마다 자라고 조금만 제 마음에 차지 않으면 쉬지 않고 낑낑거렸다. 아무리 훈련을 시켜도 대소변 가리기도 되지 않았다. 아들은 이 녀석 뒤치다꺼리 하느라 허구한 날 종종걸음을 했다. 게다가 힘들게 아르바이트해서 모은 돈은 강아지 용품 사는 일에 마구 밀어 넣는 눈치였다. 우리가 녀석의 흉이라도 볼라치면 마치 제 아이나 동생이라도 되는 것처럼 두둔하느라 바빴다. 

  어떻든 말썽꾸러기 그 녀석과 한 집에서 살지 않는 것만으로 어찌 참아보려고 했다. 그런데 수시로 집에 오던 아들이 개와 동거를 하면서 차츰 뜸해지기 시작했다. 집에 다니러 올 때면 자신의 개를 구박하는 우리가 은근히 신경 쓰였던 모양이었다. 어떤 땐 생활비를 축내면서 까지 애견 카페에다 맡기고 왔다 .   그도 잠시 눈치 없는 녀석이 다른 개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는 걸 알고는 포기한 것 같았다. 급기야 아들이 보고 싶은 우리는 못마땅하지만 아들의 개도 가족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 

   문제는 또 있었다. 큰 덩치에 제 맘대로 하길 좋아하는 개를 데리고 버스를 타고 다닐 수는 없다고 했다. 하는 수 없이 아들과 녀석을 모시고 왔다 모셔다 드리기로 했다. 왕복 두 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오 가는 동안 녀석은 답답하다며 아이처럼 보채고 수시로 방귀를 뀌어 실내 공기를 엉망으로 만들었다. 피부병이 생겨 목에 끼워 놓은 캡을 벅벅거리며 긁어서 운전대를 잡은 내 정신마저 사납게 했다. 

  문제는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성견에 가까워진 녀석은 거실 소파며 탁자 위를 붕붕 날아다니고 아무데나 대소변을 싸고 돌아다녀서 우리의 신경을 어지럽혔다. 또한 이미 터줏대감이 된 말티즈와 손님으로 온 아들의 개는 수시로 부딪쳤다. 주인의 위세를 등에 업고 맹렬하게 짖어대는 개와 그러거나 말거나 기죽지 않고 덤비는 녀석 사이에서 우리는 식탁을 앞에 놓고도 보초를 서야했다. 아들과의 편안한 식사는 물 건너가고 그야말로 집안이 전쟁터였다 . 

 주말 이틀을 묵어가려고 왔던 아들과 아들의 개를 단 하루 만에 제 집으로 돌려보냈다. 녀석이 밟고 다녔던 모든 곳을 청소 했고 녀석의 냄새가 밴 방석이며 쿠션은 모두 빨았다. 이제 우리는 원래의 평온을 찾은 듯하다. 그런데 열심히 키운 아들을 개에게 빼앗기고 만 것 같은 이 허전함은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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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월수 (수필가)


○ 2009 부산일보 신춘문예 수필 등단, 2009 수필세계 신인상 .

○ 한국문인협회, 대구수필가협회, 경북문인협회, 안동가톨릭문인회, 청송문협, 수필세계작가회원 .

○ 연암서가 발행 「한국현대수필 100 년」에‘달’수록, 문학나무 2011 「젊은수필」에 선정, 『더 수필』2019, 2020 ‘빛나는 수필가 60’ 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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