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밭 산책] [시조] 겨울 갈대 숲
조평진
눈길이 머문 곳에 내 가슴도 열어 두고
좌우로 기다랗게 놋다리 밟아 가도
그 끝은 아득하여라 잡을 수가 없어라
바람 따라 사방으로 신들리듯 춤추면서
꽃눈개비 휘날리듯 온 몸을 내 마끼고
은사시 나뭇잎처럼 반짝이며 속삭인다
바닷바람 뭍바람이 살비비고 어르면서
정겹게 밀고 당겨 줄다리기 하더니만
순천만 아득한 품속 사랑놀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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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가 의 말
산행을 즐기는 나는 그 품이 항상 그립고 푸근해서 억누르던 짐을 내려
놓기도 하고 비우면서 넉넉해진 내 그릇에 풍족함을 얻습니다.
산행을 마치고 하산 길에 만난 순천만 겨울 갈대숲은 민물과 바닷물이
서로 조화롭게 어울리면서 아득한 품속을 만들어 가며 사랑놀이를 하고
있는 모습을 가슴 벅차게 바라 본 기억이 지금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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